나이 든 자에게 필요한 것은
세월이 만들어 낸 빈 공간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을 품어 내는 주목나무의 자세가 아닐까.
주목나무가 비어 있지 않았다면
한겨울 매서운 비바람에 작은 들짐승과 곤충들은 추위에 떨어야 했을 것이다.
그러니 물러나야 할 때 억지를 부리기보다
움켜쥐고 있는 것들을 잘 내려놓고, 그 빈자리를 드러내야 한다.
-우종영 저, <나는 나무에게 인생을 배웠다> 본문 중에서